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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활 => 왜천궁 그리고 산미나리...

by 카르마 posted Jun 26,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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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산형과 식물에 관심을 가지고 이것저것 찾아보고 뒤져보고 하는 중입니다.

산형과만 보면 무조건 사진찍고, 종자 채취하고...

산형과 식물의 동정에는 종자의 형태가 엄청중요한 것같습니다.

http://wildgreen.co.kr/class/582428 참조


공부를 시작하고 보니 몇몇 관심은 있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식물들이 있더군요.

대표적인 것이 강활, 산미나리, 지리강활 등등등...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들어있지만 The vascular plants of Korea에는 삭제된 식물들입니다.


그런데 얼마전에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중요한 대목을 하나 찾았습니다.

http://db.gba.go.kr/sub02/sub01_view.php?info_no=348&kind_code=27

강활의 내력을 설명하는 부분에...


Ostericum koreanum Maxim(=Angelica koreana Max)는 존재하지 않고, 국내 약초재배 농가에서 과거부터 재배되고 유통, 이용되는 강활은 Angelica genuflexa Nuttall(왜천궁)으로 보고되어 논란이 계속되는 작물이다. 


얼마전에도 의문을 가졌던 부분은 중국에서 한약재로 사용하는 강활은  Notopterygium incisum으로 전혀 다른 식물이라는 점입니다. 왜 국내에서는 전혀 다른 식물을 강활이라고 재배를 했던 것일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재배강활이 왜천궁이라고 말하는 근거를 뒤지다가 드디어 찾았습니다.


한국산 산형과 묏미나리속 식물의 계통    

    선병윤(Byung Yun Sun),김철환(Chul Hwan Kim),김태진(Tae Jin Kim),김상태(Sang Tae Kim),서영배(Young Bae Suh)   

    한국식물분류학회 | 식물분류학회지 | 2000  

위 논문에 따르면 한국에서 재배하는 강활은 왜천궁이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외부형태적인 것 뿐아니라 유전자 검사상에서도 일치한다고 하네요. 

또한 지리산등에 자생하는 것은 묏미나리로 통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결론은 한국에 강활이라는 식물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큰참나물을 묏미나리속으로 분류해서

묏미나리속에 큰참나물, 가는바디,신감채,묏미나리 이렇게 4종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참고로 최근논문에서는  참나물은 참나물속(Halosciastrum)으로 분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하네요.

큰참나물(Cymopterus melanotilingia, 산형과)의 분류학적 재검토

구자춘 ( Ja Choon Koo ) , 김무열 ( Mu Yeol Kim )

식물분류학회지 | 2008  



그동안 강활로 재배해왔던 왜천궁은 당귀속식물입니다.

http://wildgreen.co.kr/class/88071 참조

검색표에 보면 왜천궁의 특징설명에 "정소엽의 소엽병이 약간 휘어있고 슬상(膝狀) 관절이 있다. 맨윗쪽 엽초는 초질이다."라고 되어있습니다. 학명인 A. genuflexa 역시 같은 의미입니다. genu + flexa에서 genu는 무릎을 의미합니다.(http://endic.naver.com/enkrEntry.nhn?entryId=5264a07d7e144a48a74d1e9e5863b71a) flexa는 flex 즉, 구부러져있다는 의미입니다. 무릎이 꺾여있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고 슬상관절이 있고 휘어져 있다는 의미도 될겁니다.


학명처럼 실제로 왜천궁은 정소엽부분의 엽축이 뒤로 휘어지는 특징이 있는 식물입니다.

토론방 - 묏미나리라고 찍었다는데. : DSC_4700.JPG토론방 - 묏미나리라고 찍었다는데. : DSC_4703.JPG


강활과 왜천궁은 같은 식물이라는 것은 그 출처까지 확인했지만 이야기가 좀 복잡해진 것은 국가표준식물목록의 왜방풍속 산미나리(Aegopodium podagraria)라는 식물을 추적하면서입니다.


산미나리의 학명인 Aegopodium podagraria 을 검색해보면 엉뚱하게 미국쪽의 외래식물이 하나 등장합니다.

ground elder, herb gerard, bishop's weed, goutweed, and snow-in-the-mountain 등등의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리우고 있는데 미국의 동부쪽에서 골치아픈 외래식물중 하나로 여기더군요.

근데 사진을 검색하다가 미국의 그 골치아픈 Aegopodium podagraria가 어쩌면 왜천궁과 같은 식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토론방 - 퀴즈 : 생각나시는  식물은??? : 1.jpg


위 사진에서 보시면 정소엽이 뒤로 제껴지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당초에는 산미나리라는 식물의 정체를 찾을 생각으로 시작한 추적이 엉뚱한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 당황스럼이 있습니다.


여러가지 면에서 왜천궁과 일치합니다.

강활이라고 재배했던 왜천궁 번식에 대개는 종자를 파종하거나 자구를 분리해서 심기도 했지만 뿌리를 잘라 심어서 번식했다고 하는 것이 근경번식이 가능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정소엽부분이 뒷쪽으로 제껴지는 형태가 왜천궁과 너무나 흡사합니다.


지금 당장 속단할 수는 없습니다.

Aegopodium podagraria는 주로 미국의 동부쪽에서 급속도로 퍼지고 있고

미국에도 왜천궁(Angelica genuflexa)는 미국의 서부쪽에 자생한다고 합니다. 

결국 미국땅에도 두가지 식물이 다 존재한다는 뜻일 수 있습니다.

강활이 왜천궁인 것은 확실하고 산미나리도 왜천궁일수도 있을지 모른다는 것은 가정일 뿐이기는 하지만

어쩌면 강활, 왜천궁, 산미나리가 몽땅 한가지 식물일 수도 있다는 엉뚱한 상상을 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