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자부 (dejavu)

by 카르마 posted Jul 05,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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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감 旣視感 dejavu


기억 오류의 특수한 형태. 처음으로 본 인물·광경·사건을 과거의 어느 때 어디서 보았거나 체험한 것 같지만 그것이 언제였는지 알 수 없는 느낌을 말한다.

실제로는 처음 본 사람, 또는 상황을 마치 언제인가 한번 본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이런경우 대부분 기억하지 못하는 어린시절이나 전생의 것으로 치부하게 마련이다.

몇년전 티벳여행을 하면서 카이라스에서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
코라를 돌다가 작은 사찰앞마당의 돌무더기밭에서 어디서 본것같은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우리네 시골 성황당이나 고개마루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돌무더기가 쌓여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니면 신산(神山)의 영험한 기운때문이었을까?
좌우간 아무도 없는 티벳오지의 산골짜기에서 어린시절의 추억에 한참을 주저앉아있었다.

현실로 돌아오면 여러가지 복잡하고 귀찮은 생각때문에 일시적인 정신적 도피를 경험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런 dejavu현상은 어린시절의 추억에 젖어들게 마련이고 이 어린시절은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한 고향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요즘 PDA로 인터넷을 하면서 이런 생각을 자주하게 된다.
처음 컴퓨터통신을 시작하면 80년대 후반에 2400Bps모뎀이 막 보급되기 시작할때였다.
컴퓨터통신이래봐야 엠팔이나 하이텔(당시 케텔)에 접속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행운인지 불행인지 인터넷에 눈을 일찍 뜬 바람에 통신비때문에 여러번 곤욕을 치러야했다.

접속이 가능한 곳에 국내뿐 아니라 외국에도 많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나서 논문검색을 빙자해서 미국의 컴퓨서브에 접속을 했었다.
당근 접속한 시간만큼 국제전화비가 부과되었다.
통신료를 줄이기 위해서 데이콤의 DNS(Dacom Net Service)라는 통신서비스에 가입했지만
이 역시 시내전화에 비해서 턱없이 비싼 네트웍 사용료를 지불해야만 했다.
그래서 생각해 낸것이 통신스크립트라고 하는 프로그램의 전단계수준의 기능들...
어디에 접속해서 어떤 작업을 할 것인가를 미리 프로그램처럼 작성해두고
이 스크립트를 작동시키면 최단시간에 작업을 마치고 접속료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요즘 ADSL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과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다.
2400모뎀으로 1메가 화일을 다운로드 받으려면 이론적으로 436초가 걸린다.
하지만 네트웍 상태라든지 여러가지 문제때문에 열배이상의 시간이 걸렸었다.
요즘 ADSL로 받는다면 1초가 채 안걸리는 용량이다.

결국 사이즈가 큰 화일(당시 개념으로)은 다운로드를 시작해놓고 자고 일어나도 끝나지않는 경우가 많았으니
해외사이트에서 화일을 받는 것은 상상조차 못했었다.

요즘 PDA로 접속하는 데이터요금이 이런 꼴이다.
KTF의 Fimm을 기준으로 보면 150,000 Kbyte 즉 150메가가 안되는데 정상요금이 월 24,000이다.
150메가를 초과하면 0.5KiloByte당 0.3원이 부과되니 200메가의 데이터를 전송받았다면
50,000 X 0.3 + 24,000 = 15,000 + 24,000 즉 39,000원의 요금이부과된다.

말이 200메가지 200,000 Kbyte는 CD용량의 1/3도 안되는 용량이니 인터넷 사이트에서 고화질의 동영상하나 받아보면 끝이다.
이런 내용을 잘 모르고 무작정 무선데이터를 사용하다가 전화요금이 기백만원씩 나왔다는 이야기가 결코 허구가 아니다.

다행인 것은 한시적으로 무제한요금제라는 것이 있어서 데이터양이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사용하고는 있지만 이 기간이 끝나고 나면 또 스트레스를 받아야한다.
물론 네이트니 준이니 메직엔이니 핌이니 하는 모바일서비스들이 확산되고 있으니 모바일환경에서의 데이터요금도 점차 대중화될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최근 PDA로 인터넷을 접속하면서 마치 15년전쯤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다시 지금의 현실로 돌아가는데 몇년이 걸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