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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로 살기

by 러비 posted Apr 1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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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125572_1.jpgEXIF Viewer소프트웨어CAMEDIA Master 4.2저장일자2013:04:16 14:35:24노출모드Manual exposure노출시간1/800조리개 값f/3.5촛점거리50/1조리개 최대개방512/256노출보정-3/10사진 크기1024 X 576원본사진 크기2559 X 1440

 

 농부로 변신한지 이제로 세 번째 수확을 기대하는 해가 되었다.

 

이전에서 부터 취미 생활이라며 난초, 소위 말하는 서양난초들을 중심으로 관심을 가져 왔었고 한국으로 돌아와서

부터는 화려하고 향기짙은 난초 보다는 소박하다 못해 볼품 조차도 없어 보이기도한 한국자생의 잡초(산야초, 풀)들에

관심을 가지며 폭넓은 식물들과 교감하고 그것들과 친숙하게 지내고 싶어서 한적하다 할 시골을 택한 생활을 올 해로

4년째, 이제 3번째 수확을 준비하며 살고 있다.

 

또한 여느 농부들과 다르지 않게 소박한 마음의 자세로 6백주가 넘는 과수들을 손질하며 가꾸고 땅을 일구며 굳이

돌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잡초들과도 스스럼 없이 대화하고 인사를 나누는 친환경적(?) 이라 할 수 있을 만한

농부로 변신하였다.

 

지금까지 농꾼으로서 부디쳐야하는 현실성의 문제들과 해결점들을 얻고자 고민하고 힘들어 하는 과정들은 지금도

앞으로도 끝이 없이 이어져 갈 시간속에서 시골이란 생활을 음미하며 또한 고단함을 느끼는 순수한 초보 농부이기도 하다.

 

재미 있게도 내가 가지는 현실성의 고민이란 문제 중에는 다름 아니라 풀과의 전쟁으로 인한 얘기도 한 몫을 한다.

지난 두 해 동안은 풀(잡초)들을 과수들과 같이 키우는 영농법을 택한 방식에서 발생되어진 부가적인 문제들 풀 무서운줄

모르고 키워온 점에 대해 생각하고 그 대안을 찾아야 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결국 쉽게 노동하는 방식을 찾자라고 하는 것인데 그러자면 풀과의 전쟁에서 이겨가는 방식이란 결국 풀, 잡초들을 잡아

죽여야(?)하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방식이 꼭  농부가 이기는 방식이라고는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우선 힘겨운 노동에서 벗어 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확실하지만 어쩐지 자연에 대한 대적(죄)의식 같은 한마디로 친환경적이지 않다고 하는 면이 마음에 거슬리는 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물론 요즘의 농볍에서 제초제로 풀을 모조리 죽인다고 해서 친환경적이지 않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사장(시중)에서는 친환경적 제초제란 약제들이 생산 판매되고 있음을 봐서이다. 그러나 100% 믿기엔 찝찝한 구석이

없지도 않지만 그러나 이런 말들이 설사 감언이설이라 할 지라도 나 스스로에게 합리화하고 정당화해 가는 방식에서는

위로를 얻고 풀과의 전쟁을 치려볼까 판단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실행하겠다고 하는것은 나름의 몇가지 정당한 이유가 있기는 하지만 역시나 인간의 속물성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자신을 느낄 때 실망 스럽기도 하고... 그렇지만 올 한 해 수확후엔 과연 풀을 죽이는 방식이 옳았는지 아니였는

지에 대한 평가와 판단 또한 이루어질 것이기에 크게는 상심하지 않는다.

그 보다는 이런 결정의 행위에 대한 나 스스로에게 내려지는 자신에게 얼마나 관대해 질 수 있을지...가 더 많은 아니 더 큰

의문점으로 남기도 한다. 

기다려 볼 일이다.

 

그러고 보니 지금껏 관심 가져왔던 산야초(잡초, 풀) 대한 애정이랄까가 변하지는 않을까 솔직히 때론 주인(농꾼)에 대한

눈치도 없이 마구잡이로 솟아나 농삿꾼의 심사를 괴롭혀온 잡초들이 미워지기도 하지만 오늘은 오후 산허리를 돌고

밭 길을 걸어 갯벌 사잇길 차도를 지나는 길 아스팔트 갈라진 틈새를 비좁게 헤치고 튀어 나오다 어느 누군가의 발꿉에

짓뭉게진 체로 그래도 꽃을 피운 잡초 -제비꽃- 을 보면서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반가움과 더하여 애처러움까지 표하는

나 자신을 만나면서 아, 아직도 미움 보다는 관심이 더 가는구나 하고 말입니다.

 

어느 신문에서 읽은 누군가의 글에서의 기억 입니다.

보잘것 없이 작고 연약한 꽃일 지라도 꽃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그대는 가장 드높은 것, 가장 위대한 것을 찾는가. 그렇다면 식물이 그것을 가르쳐 주리라." 고

 SNS_2839_187 - 복사본.JPGEXIF Viewer소프트웨어Capture NX 1.3.0 W저장일자2013:04:19 14:54:15노출모드Auto exposure노출시간15625/10000000조리개 값f/13.0촛점거리46/1조리개 최대개방44/10노출보정-6/6사진 크기1024 X 488원본사진 크기4288 X 2042

 

 

후기: 있는둥 없는둥 조용히 조용히... 그리고 자유롭게 살기로 했었는데 갑작이 여기에

흔적을 남기게 되는것이 죄 스럽기도 하고... 삭제와 등록을 반복 반복 생각하다가

기왕 잡초같은 글이라도 쓴것이니까 하고 올렸습니다. 양해를 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