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인기검색어 ▶
벚나무, 할미꽃, 산자고, 민들레, 수선화, 은행나무, 입술망초, 점나도나물, 라일락, 소나무, 매실나무, 점현호색, 개살구나무, 소래풀,
  • 자생식물목록 : 5,603종
       213과 1,244속
  • 도감 사진 : 총 92,182건
        등록사진 : 8,075건
  • 개인도감 : 220명
        67,615건
  • 미등록종원예종 : 984종
  • 지역도감 : 3,881건
  • 갤러리사진 : 4,949건
  • 테마갤러리 : 1,748건
  • 질문과답변 : 33,260건
마이블로그
2006.10.18 11:39

여름을 시원하게 했던 지리산 종주길~

조회 수 3628 추천 수 0 댓글 2
EXIF Viewer카메라제조사Samsung Techwin카메라모델명소프트웨어603021촬영일자2006:08:05 07:18:27감도(ISO)50촬영모드Program노출모드Auto exposure측광모드패턴측광노출시간1/180조리개 값f/7.1촛점거리74/10조리개 최대개방297/100노출보정0/10플래쉬unkown35mm 환산35화이트밸런스Auto사진 크기800 X 600원본사진 크기1600 X 1200
EXIF Viewer카메라제조사Samsung Techwin카메라모델명소프트웨어603021촬영일자2006:08:05 15:41:26감도(ISO)50촬영모드Program노출모드Auto exposure측광모드패턴측광노출시간1/60조리개 값f/2.8촛점거리74/10조리개 최대개방297/100노출보정0/10플래쉬unkown35mm 환산35화이트밸런스Auto사진 크기800 X 600원본사진 크기1600 X 1200
지리산 종주산행(1무 1박 3일, 성삼재에서 중산리까지)

산행일 : 2006년8월 4일(금)부터 8월 6일(일)까지


총 산행거리 33.4km
총 산행시간 21시간 30분

산행 1일차 : (8월 5일) 총 22.9km 11시간 소요(5일새벽 4시30분~오후3시30분)

성삼재-노고단대피소 2.5km
노고단대피소-화개재 6.3km
화개재-연하천산장 4.2km
연하천산장-벽소령산장 3.6km
벽소령 산장-세석산장 6.3km

산행 2일차 : (8월 6일) 총 10.5km 총시간 9시간30분 (6일 새벽2시~ 낮11시30분)(휴식포함 .일출포함)

세석산장-장터목산장 3.4km
장터목산장-천왕봉 1.7km
천왕봉-로타리산장 2.0km
로타리산장-중산리 3.4km

올 여름은 몹시도 더운날이 많았던 것 같다.
언제부터인가 꿈 꾸어보았지만 지리산 종주~~

지리산 종주를 여름휴가를 맞이하여 세석에서 1박을 하는 나한테 딱 알맞은 좋은 코스가 있어서 남편하고 같이 종주를 하려고 계획을 세웠는데 갑자기 남편이 바쁜 일이 생기는 바람에 나 혼자 가야하는 지리산종주길 자상한 남편은 조선일보에 6월15에 났던 ' 초짜의 지리산종주기'를 복사까지 해 와서 설명을 해 주면서 여러 번 보고 떠나라고 옆에서 부추긴다.
남편은 여러번 지리산은 가보았지만 종주는 안 해봤다고 다음주에 다녀온다고 한다.
그러나 지도보기에 전혀 관심이 없는 나는 대충대충 그림만을 그려보았고 그 많은 봉우리와 대피소 이름을 다 외운다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하고 용감하게 길을 나섰다.

직장 생활하는 사람들을 보통 휴가 아니면 시간을 낼 수 없었고 산을 좋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지리산종주를 한번쯤은 꿈 꾸어 보았을 것이다.
이번 여름휴가를 지리산 종주를 위해서 쓴다고 생각하니 맘 속에서 뿌듯함이 밀려온다.

이번종주는 동대문을 4일날 밤 10시에 출발하여 버스 안에서 1박 그리고 성삼재에 5일 새벽 4시30분에 도착하여 세석까지 산행을하고
세석산장에서 1박하고 6일날 새벽2시에 세석 출발하여 천왕봉 일출을 보고 중산리로 하산하는 코스로 잡았다.

길 떠나기 전 주부들은 왜 할 일이 그리도 많은지 식구들 밥도 충분히 해 놓아야 하고 반찬도 많이 준비해 놓아야 하고 여러 가지로 맘에 걸리는 것이 많은지 맘이 바쁘다.
이것 저것 눈 꾹 감아버리고 떠나자 맘을 비우고 기대와 설레임으로준비하는데 짐 챙기는 것을 옆에서 남편이 도와 준다.
배낭을 하나하나 싸다보니 왜 그렇게 짐이 많은지 ...


마치 집을 오랫동안 떠나는 사람처럼 이것저것 챙기다보니 가방이 터져나갈 것 같다.
배낭을 들어보니 무게가 장난이 아니다. 낑낑대면서 무게를 재보니 20키로가 나가는 것이 아닌가?
아무리 살펴보아도 뺄 것이 하나도 없기에 카메라는 제일로 작은 디카로 골라서 챙겼다.

이번 산행의 목적은 지리산 산행 종주 목적도 있지만 지리산 야생화를 만난다는 커다란 기쁨에 더 설렘으로 가득 찼고 무거운 카메라는 생각도 못하고 그저 디카는 기록용으로 생각하고 떠나기로 했다.

과연 어떤 아이들을 만날 수 있을까?
지금쯤 지리산은 어떤 야생화로 가득차 내 맘을 흔들어 놓을까?
봄에 바래봉에 가서 지리산의 봄꽃을 보았지만 여름의 지리산의 야생화는어떤아이들일까 ? 마냥 나에게는 첫사랑을 만나러 가는 그런 기분이었다.

더운 여름날 피서를 바다로 떠나고 산을 가더라도 계곡으로 가야 정상인데 땀 뻘뻘 흘리면서 지리산종주를 하기위해서 모인사람들은 내가 봐도 모두가 산에 이미 미쳐버린 사람들처럼 보였다.

버스는 서울의 더운 밤을 뒤로한 채 모두 다음날의 산행을 위해서 잠을 청하고 있었고 왜 그리 빠른시간에 지리산에 도착했는지 불이 켜지고 누가 일어나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조용하던 버스안에선 하나 하나 짐을 챙기느라 바쁜 모습들이 보이고 완전 산꾼들의 모습에서 나 혼자만이 외톨이가 되어있는 그런 소외된 느낌이 밀려온다.

성삼재에 새벽 4시 조금 넘은 시간에 도착했을 때 벌써 여러대의 버스가 사람들을 풀어 놓았고 이곳 저곳에서 체조를 하는 팀도 있었고 스틱을 챙기는 사람들과 헤드렌턴 조작법을 몰라서 끙끙대는 사람도 있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뭐가 그리도 바쁜지 벌써 빠른 걸음으로 산행을 시작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도 일행들하고 뒤지지 않으려고 재빠른 걸음으로 오늘의 산행을 위해 노고단 대피소를 향해 오르기 시작했다.

유난히도 별이 많은 까만 밤하늘에 은하수의 모습은 누구나 쉽게 그릴 수 있도록 선명하게 하늘에서 물이 흐르고 있었고 그 별빛을 바라보며 그 까만밤에 내가 이 행렬에 끼어 있다는 것만으로도 뿌듯함이 밀려온다.

성삼재에서 시작되는 길을 아주 넓은 도로이고 그길을 따라 전에 와본적이 있는 노고단을 향해 발길을 옮기는데 서울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상쾌하고 시원한 바람이 지리산에 내가 서 있음을 실감나게 해준다.

노고단대피소까지는 아주 수월하게 올라올 수 있었고 이제부터 지리산하고의 긴긴 시간을 헤드렌턴의 불빛 하나만을 의지하면서 발길을 옮기는데 새벽 이슬에 길이 제법 미끄럽고 이곳 저곳에서 미끄러지는 소리와 서로 조심하라고 챙겨주는 사람들의 잔잔한 말소리가 그 새벽에 조용히 가쁜 숨소리와 함께 메아리치고 있었다.

나는 그 어둠에서도 야생화를 찾고 있었고 헤드렌턴에 비추인 동자꽃과 모싯대의 모습은 이미 내 맘을 다 사로잡고 있었고 돼지평전에 도착하여 산 아래를 내려다보니 멀리 멀리 불빛이 너무 너무 한가롭게 빛나고 있었고 그 불빛은 구례쯤일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임걸령샘터 도착 (05:55)

내리막과 오르막 길을 몇번 반복을 하는데 심한 오르막이나 내리막이 없이 노루목까지는 완만한 오르막이다.
노루목에서 왼쪽으로 반야봉 가는 길과 오른 쪽으로 삼도봉 가는 길이 나누어 진다.
바위에 올라 아래로 펼쳐져 있는 피아골 계곡을 바라보며 멋진 운해의 모습에나는 이미 지리산멋진 모습에 취해있었고 동쪽에서 여명이 밝아오고 있었다.붉게 빛나던 하늘엔 어느새 햇살이 맑게 온산을 아름답게 비추고 있었고 이슬에 햇살이 더더욱 아름다웠다.
그 아름다움에 오르는 모든이들은 입을 모아지리산에게 감탄을 보내고 있었다.

삼도봉이다 (06:55)

한 가운데에 청동으로 만든 표지석이 올려져 있는데 사람들이 서로 기념사진을 찍으려고 그 작은 삼각뿔을 밟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전라북도, 전라남도와 경상남도를 가르는 곳이다.
전남 .전북.경남 세개의 도를 조심스럽게 삥 돌아보았다
어디를 보아도 전망이 좋다. 동쪽엔 내가 오늘 가려고 하는 천왕봉이 구름에 살짝 가린 채 모습을 드러내고 빨리 올라오라고 나를 부르고 있지만 이미 기운이 빠지고 있었다.
지리산의 멋진 모습을 자랑하는 운해와 구름의 조화로움의 모습은 정말 장관을 이루고 있었고 피어오르는 그 운해속에 나는 이미 그속을 훨훨 날고 있었다.

나를 유혹하는 또 하나의 멋진 모습들.
산오이풀이 붉게 흔들리고 있었고, 송이풀은 수줍게 마주보며 있었고,산꼬리풀은 보라색 자태를 뽐내면서 어서오라고 인사를 보내고 있었고,
지리터리풀은 이미 시들어 가고 있는 모습을하면서 힘겹게 올라온 나 에게 화이팅을 보내고 있었고,
하늘말나리는 주황색에 까만색점박이를 하고 선 곱게 곱게 멋진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물레나물은 가냘푼 모습으로 바람개비를 돌리려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고,동자의 모습을 하고 있는 동자꽃이 산 전체를 수 놓고 있었고,모싯대의 모습은 힘들게 올라오는 이들을 위해 밝혀주는 초롱불을 준비하고 있는 듯하고,산수국은 보라색을 띠고 아름다운 아침햇살에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었고,어수리,미역취,수리취,참취,곰취,일월비비추,,원추리 ,자주쓴풀, 바위떡풀 등등 여러가지의 야생화의 모습앞에서 나는 할 말을 잃고 있었다.
어느것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지나가는길가에 피어있는 이쁜 모습을 눈 가득 담고 걷는길..너희들이 있어서 행복하다 .너무너무 !!!

" 너무 이쁘다, 너무 이쁘다" 반복을 하면서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그들과 같이 걸을 수 있음에 마냥 행복했다.

삼도봉에서 화개재로 향했고. 바로 길고 긴 나무 계간이 계속 이어진다. 거의 10분 가까이를 계단을 내려와야 했다. 계단이 끝나고 다시 숲길로 길을 내려오다보니..

화개재 도착 (07:20)

이 곳에서 뱀사골 산장으로 가는 길이 갈라진다.
화개재에서 토끼봉으로 오르는 길은 오르막이 계속되고 나는 생각보다 너무 쉽게 올랐다. 오른 쪽으로 쌍계사(?) 가는 길이 표시되어 있다. 토끼봉을 뒤로 하고 연하천 대피소로 향한다.
연하천 가는길은 너무 지루하고 힘이 들고 이미 힘이 많이 빠진 상태인데 철계단으로 오르막을 오르고 연하천은 내려가는 길이 나무계단으로 잘 만들어져 있었고 멀리서 들어도 사람들의 떠드는 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보아 연하천대피소가 가까워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드디어 연하천대피소 도착 (09:10)

연하천 대피소는 지리산의 능선에 있는 산장,대피소 중에서 유일하게 민간이 운영하는 곳이라 한다. 규모도 다른 곳에 비하면 아주 적다. 이 곳에는 호스를 통해 식수가 나오고 있었는데 아주 차갑다. 대피소 앞에 있는 벤치에서 취사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딱히 쉴만한 장소도 없고 화장실 냄새가 얼마나 심한지 잠시 머물다 자리를 떴다.

여유있게 산행을 하기로 하니 그리 산행길이 편할 수가 없다. 길은 계속 숲길이지만 오르고 내리는 것이 많지가 않아 편했고 바위가 나란히 있는 모습이 나타나는데 형제봉인것 같다. 두개가 비슷하게 생긴것을 보고 그런 이름을 붙였는가 보다..
이 곳에서는 아래로 지리산의 계곡이 펼쳐지고 동쪽으로는 벽소령 대피소의 모습고 보이며 멀리 천왕봉도 조망이 된다. 이 곳도 어김없이 숲길에 너덜지대다. 육산이라고만 알고 있던 지리산의 능선에 의외로 너덜지대가 많다.

드디어 벽소령 대피소. (11:50)

벽소령대피소는 꽤나 크고 깨끗해 보인다 이미 7시간 이상을 걸어왔기 때문에 힘이 빠지고 오래 머물기엔 앞으로 걸릴 시간도 가늠할 수 없기에 사진만 몇장 찍고 그냥 떠나기로 했다. 대피소 앞에 있는 빨간 우체통이 너무 인상적이다.
이곳에 누가 편지를 전달해 준단 말인가?

이 곳부터 세석산장에 이르는 길은 낙석지대가 많고 추락위험구간이 많다는 표지가 있다. 좌측으로 금방이라도 굴러 떨어질 것 같은 바위들이 나타나고 그 주위로는 밧줄이 둘러쳐져 있어 접근을 막고 있다.
선비샘까지는 약간의 오르막이고 약간의 내리막을 지나자 선비샘에 이르자 넓은 개활지가 나타난다.
넓은 돌밭지대인데 선비샘은 그 아래에 있다.물은 풍부하다. 왠지 사람들이 쉬고 있는 아래에 샘이 있다는것이 안 어울린다.

선비샘을 지나 다시 약간의 오르막이 있고 덕평봉을 완전히 돌았을 즈음에 양쪽으로 바위가 둘러 있는 곳을 지나면서 다시 능선의 바람이 에어콘보다 더 시원한 바람이다.

비가 오려나 하늘에 구름이 잔뜩 끼기 시작하고 오늘의 비소식이 걱정이 되는게 아니라 내일 일출을 못 보면 어찌하나 하는 걱정에 자꾸 하늘을 바라보게 된다.
다시 길은 내리막. 칠선봉 근처에 전망 좋은 바위가 나타난다.

드디어칠선봉 에 도착 (14:20)

바로 아래에 영신봉이 있고 그 너머로 촛대봉이 살포시 보이고 좌측으로는 천왕봉이 아주 또렷이 보인다. 바람을 맞으며 앞으로 갈길이 얼마 안 남았고 시간이 여유로워서 맘이 여유롭다 . 세석에는 6시까지 도착하여도 무방하기에 더 서둘 이유가 없다
이제 가야할 길도 얼마 남지 않았다. 영신봉만 넘으면 세석이니 한 시간 정도 남았을까?

영신봉 바로 아래에는 가파른 바위에 철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지리산을 종주하는 중에 가장 힘든 구간이다. 가파른 계단을 힘겹게 오르니 또다지 조망하기 좋은 바위가 나온다.

아래로는 깊은 낭떠러지다. 여유롭게 숨을 고르고 지나 온 길을 되돌아 본다. 반야봉과 노고단까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
운해로 인해 마치 한 폭의 동양화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지리산을 엄마의 품 같다고 누가 말을 했던가?
맞다 그랬다. 아무리 봐도 봐도 끝없이 펼쳐지는 산이 굽이 굽이 넘다드는 광활한 모습이 팔월의 하늘을 향해서 올라가는 운해와 함께 엄마의 품처럼 포근했다.

나는 어느산을 딱히 고집하고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산이 제일 멋지다고 언제나 자랑을 하고 있었던 나에게 지리산의
매력에 매료되어 한 발자욱 옮길 때마다 환호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내가 본 지리산은 멋지고 아름다운 그 자체였다.
어떤 아름다운 말로도 표현할 수없는 팔월의 지리산을 그렇게 푸르게 나의 맘속을 자리잡고 있었다.

드디어 영신봉도착 (15:20)

바로 아래에 있는 바위에 올라 다시 자리를 잡는다. 이제 가야할 길은 20분도 되지 않는다.
그저 모르는 사람들하고고 마주 보며 대화를 나누어도 편안하다. 지나는 사람들마다 멋진 광경이라고 한 마디씩 맘을 전한다

약간의 오르막을 지나니 넓은 세계가 펼쳐진다. 넓은 평원이다. 그래서 세석평전이라 이름을 붙였겠지만. 맞은 편의 촛대봉이 바로 눈앞에 있고, 그 앞에 내가 오늘 하루를 묵어야 할 세석대피소가 아담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내려가는 길은 편하다. 왼쪽으로는 야생화 군락지로 멋진 계단이있었고 멀리서 보아도 금방이라도 뛰어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해 준다.

성삼재를 출발한지 11시간만에 세석대피소에 도착. (15:35)

사람들이 취사장에 둘러 앉아 식사를 하고 있었고 헬기장처럼 넓은 장소에선 비가 내리고 있는데 비박을 하려고 벌써 텐트를 치고 있었고 바로밑에 있는 샘에서는 물이 풍부하게 나왔고 간단히 저녁을 먹고 7시에 방 배정을 받고 생각보다 아주 깨끗하고 편하게 만들어진 대피소에서 나는 오늘 하루의 산행을 생각해 보며 잠자리에 일찍들었다.
피곤한 뒤라 자리에 눕자 바로 코를 곯아대는 소리, 발도 씻지 못한 상태에서 나는 온갖 냄새도 사람 살아가는 냄새라고 생각하니 그것마저도 행복했다.
밖에서 대피소에 방을 배정받지 못해서 그 추운데서 자는 사람들을 생각하니 미안한 맘이 든다.

산행하면서 혼자 오다가 중간에서 만난 아주머니와 아침일찍 일어나 천왕봉 일출을 보자고 약속을 해 놓고 잤기에 잠을 푹 잘 수 없었고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야 하기에 잠자리를 문 앞에 잡았다.


ㅇ 산행2일차 06년 8월 6일 새벽 (02:00) 산행 2일차

해드렌턴 불빛을 비추며 촛대봉을 올랐다. 하늘의 별빛이 유난히 많다.
어젯밤에 잠깐 뿌렸던 빗방울은 어디론가 간데 없고 별이 금방이라도 손에 잡힐 듯 하다.
이대로 이대로 머물러 이 행복을 누군가에게 전해주고 싶다.

일출에 대한 설레임. 촛대봉까지의 길은 완만한 오르막이고 돌계단이다.
세석에서 장터목에 이르는 구간이 지리산 능선구간 중에서 가장 조망이 좋은 구간이라고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어둠속을 지나가야 하기에 볼수 없었지만 어둠속에서도 멋진 바위의 모습과 간간이 보이는 조망으로도 그 말이 맞는것 같다.
장터목까지는 길이 편안하다
세석에서 장터목까지는 2 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 새벽에 밤길이라 그런지 지루하지 않았고 가는길에 연하봉이 있었다.


장터목에 도착하니 그곳에서 잠을 잔 사람들이 서둘러 일출을 보기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고 산장 아래로 조금 내려가니 샘에서
물이 아주 많이 나오고 있었다.
그 새벽에 그곳에서 물로 대충 손좀 씻고 산장 옆으로 등산로는 나 있고 바로 가파른 계단길이 시작된다.

제석봉 지대는 어둠속에서도 고사목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사람들이 벌목을 감추기 위해 지지른 산불로 인해 황폐 그자체였지만 나름대로 우뚝 우뚝 서 있는 고사목이 지리산의 모든것을 알고 있다고 말하려고 입을 벌리고 있는 듯이 보였다.

제석봉을 지나면 다시 약간의 내리막을 지나면 본격적인 오르막길이다.
천왕봉을 0.6km 정도 남겨둔 지점서부터는 계속 가파른 오르막이고 군데군데 철사다리가 설치되어 있다.
큼지막한 바위를 넘어가며 위를보니 통천문이다.

하늘로 통한다는 통천문!!
어서 천왕봉에 오르고 싶은 마음에 쉬지도 않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올랐다. .

드디어 천왕봉도착 (04:50)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부터 발언되다.!!
천왕봉 1,915 M

좁은 봉우리에 이미 많은 사람들이 올라와 있다. 이제 더 높은 봉우리는 주변에 하나도 없다. 정상인 것이다. 사방이 모두 보이고 . 천왕봉에 정상석에는 이미 올라와서 일출을 보려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한곳 마치 경기장을 관람하기 위해 모두 동쪽을 향해 자리잡고 있었다.

일출시간은 05:25 이라고 하는데 이미 꽉차 버린 천왕봉은 모두 부지런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새벽공기가 땀을 흘리고 올라온 탓인지 쌀쌀하다. 바람도 새벽바람이라 차갑게 느껴진다.
태양이 떠오르기 위한 전주곡....
동쪽하늘을 붉은빛으로 수 놓던 구름사이로 신비로울 정도로 아주 작게 작게 태양이 떠오르기 시작했고 누가 먼저라고 할것도없이 한꺼번에 터지는 환호성소리와 박수소리!!

옆에 계시는 어떤분의 말에 의하면 천왕봉 일출을 다섯번 보았지만 이번처럼 멋진 일출은 첨이라고 하시는다.
눈물이 날 정도로 가슴 벅찬 일출광경을 드디어 내가 보고 있는것이다.

너무 멋지다!!

삼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지리산의 일출을 아직까지 착하게도 살아오지 못한 내가 볼 수 있다는 커다란 행운에 왠지 겸허함이 엄습해온다.
앞으로 살아가야 할 날을 좀더 더 바르게 바른생활을 해야겠다는 짧은 다짐을 해 본다.

한 시간 가까이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넋을 잃은 채 천왕봉에서 아침을 먹으면서 머물다 중산리로 하산하기로했다.
천왕봉에서 법계사를 거쳐 칼바위까지 내려오는 길은 지루하다는 말에 딱 맞는 구간이다.
처음서부터 가파른 경사로 시작하고 조금 오다보니 천왕샘이 있는데 가물어서 그런지 물이 아주 아주 조금씩 나오고 있었고
물 맛이 아직까지 지나온 샘물중에 제일로 맛있게 느껴진다.

법계사 즈음에서 잠시의 평탄한 길이 있을 뿐 칼바위를 거의 다 내려와 작은 다리를 건널 때까지 잠시도 쉴틈이 없는 돌계단 길이 이어지고 이미 지쳐버린 다리는 자꾸만 내려가기 싫다고 데모를 한다

내려오는길은 새벽에 일찍 출발한 탓에 시간적 여유로움으로 커다란 바위에 앉아서 우아하게 커피도 즐겼고 내려오는길 뒤돌아보니 웅장한 천왕봉의 모습이 보이는데 내가 해 냈다는 자부심에 왠지모를 뿌듯함이 밀려온다.
법계사를 지나 내려오는길 또한 힘겹다.칼바위 지나 계곡에서 발을 씻고는 종주의 피로를 풀었다.

칼바위에서 중산리까지는 길이 편하다. 긴 산행의 마무리를 음미하기에도 좋고, 오른쪽에 깊은 지리산의 맑은 계곡이 가끔 펼쳐져 분위기도 그만이다.

중산리 매표소 내려오니 음식점이 쭉 있었고 그곳에서 산채 비빔밥으로 점심을 맛있게 먹고 한시반쯤 출발을 했다.
아주 느긋하게 짜여진 산행이라 한사람의 낙오와 뒤쳐짐도 없었다.

내가 드디어 해냈구나..
다시 가보고 싶은 지리산종주길.
제2 ,제3의 도전을 해 보리라 맘 먹어본다.
  • ?
    필릴리 2006.10.20 18:12
    등반기 잘 읽었읍니다
    자세한 내용 담에 유익하게 활용 하겠읍니다
  • ?
    kplant1 2007.02.02 17:55
    대단하십니다. 그 기억 영원히 잊혀지지 않겠군요. 장하십니다.

  1. No Image

    비가오는날 운무로 가득했던 황매산 (07.5.12 )

    다녀온날 : 07. 5. 12. 코스 : 장박리-너백이쉼터-황매산정상-철쭉제단-모산재-무지개터- 모산재주차장 (5시간) 비가 온다는 소식에 한참을 망설이다가 나선 황매산 산행길. 오월을 흔히 계절의 여왕. 꽃들의 잔치. 사랑이 넘치는 계절.신록의 계절, 가정의 달...
    Date2007.05.15 Category마이블로그 By세임 Views2879
    Read More
  2. No Image

    여고동창 부산여행 (졸업 30주년 기념.05.12.4~5)

    하루 하루 너무 빠르고 분주하다. 모두가 나처럼 이렇게 느낄까~~?~` 마음만 아니라 몸도 왜 그리 바쁜지 24시간이 하루가~`분명 맞을진데 나에게 주어진 시간만이 짧은것 같은 생각은 내가 하루 시간을 잘못 사용하고 있는것은 아닐런지`~ 아침에 하루를 특별...
    Date2007.05.08 Category마이블로그 By세임 Views3477
    Read More
  3. 사패산.도봉산.북한산 종주길.(07.4.14)

    밤 늦게까지 행선지를 정하지 못한 채 저울질 해 본다. '마이산으로 갈까? ' 아니면 '사패산 .도봉산.북한산 종주길로 갈까?`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가끔 몸이 몇 개였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제한된 시간 안에서 여러 곳을 보고 싶은 욕망 일까? 각각의 빛...
    Date2007.04.19 Category마이블로그 By세임 Views3425
    Read More
  4. 속리산은 요술쟁이..

    다녀온날 : 07. 3 . 17 날씨: 약간의 비와 눈. . 다녀온코스 : 장암리(화북) 매표소 - 쉴바위 -문장대- 신선대-입석대-천황봉-세심정-법주사 도심에는 봄이오려나 여기저기 새싹이 돋아나고 있었다. 속리산을 향해 달려가는 들판에는 새파랗게 보리싹이 제법 ...
    Date2007.03.21 Category마이블로그 By세임 Views1638
    Read More
  5. 봄이 왔는데... 설원속의 함백산..07.2.24

    코 스 : 만항재-함백산(1,573m)-중함백산(1,505m)- 제3쉼터(전망대)-제2쉼터-정암사 봄을 알리는지 날이 따스하다. 한번도 안 가보았던 미지에 대한 설레임에 서둘러 발길을 재촉했다. 버스는 많이 많이 고도를 높이며 올라가는 듯하였고 함백산 가는 이정표가...
    Date2007.02.28 Category마이블로그 By세임 Views2595
    Read More
  6. No Image

    선자령의 바람은 장난이 아니었다

    바람아 바람아~ 올 겨울은 날씨가 춥지 않더니 요 며칠동안 동장군이 세력을 뽐내고 있다 마지막 가는 길 아쉬움에 한바탕 바람을 일으키고 가는가보다. 오늘 오후부터 날씨가 풀린다는 소식은 배낭 꾸리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었다. 선자령은 누구나 쉽게 ...
    Date2007.02.07 Category마이블로그 By세임 Views2438
    Read More
  7. No Image

    무의도 국사봉과 호룡곡산을 다녀와서..(07.1.27)

    요새 며칠동안 눈이 많이 온다는 뉴스의 예보가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맘을 이미 설레게 해 놓아버렸다. 눈이 많이 오면 산에서 보는 눈꽃의 모습을 이미 알고 있는터라 나도 또한 맘속으로 많은 기대를 했는데 하늘을 아무리 올려보아도 눈이 내릴듯한 모양...
    Date2007.01.29 Category마이블로그 By세임 Views3178
    Read More
  8. No Image

    엄마 등은 내꼬야..

    그대만을 위하여 내가 어렸을 때 엄마는 칠남매의 목욕을 집에서 시켜주셨습니다. 아이들 추울지라 아궁이에 군불을 지피며 부엌 한 가운데서 그 추운겨울에도 문틈으로 들어오는 바람맞으며 한 아이씩 돌아가며 몇 시간에 걸쳐서 목욕을 시켜주셨습니다. 엄살...
    Date2007.01.29 Category마이블로그 By세임 Views2798
    Read More
  9. No Image

    단풍이 몹시 곱던 치악산 종주길의 하루..

    산행일자: 06년 10월 21일(당일산행) ■ 산행코스 :치악산 종주길( 단풍산행 ) 성남리 -상원사 -남대봉 -향로봉 -비로봉 -구룡사 ( 약 21km ) ■ 산행시간: 8시간 30분(10:00-18:30) 가을이 시작한지 벌써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올해 마지막 단풍구경도 할 맘으...
    Date2006.12.01 Category마이블로그 By세임 Views3234
    Read More
  10. 여름을 시원하게 했던 지리산 종주길~

    지리산 종주산행(1무 1박 3일, 성삼재에서 중산리까지) 산행일 : 2006년8월 4일(금)부터 8월 6일(일)까지 총 산행거리 33.4km 총 산행시간 21시간 30분 산행 1일차 : (8월 5일) 총 22.9km 11시간 소요(5일새벽 4시30분~오후3시30분) 성삼재-노고단대피소 2.5km...
    Date2006.10.18 Category마이블로그 By세임 Views3628
    Read More
계속 검색
Board Pagination Prev 1 2 3 Next
/ 3

Guest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