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진 김에 쉬어가고 엎어진 김에 제사지내기...

by 카르마 posted Aug 3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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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8월 30일 오전 작업중 갑자기 서버가 다운되었었다.

두달전에 해킹을 당했던 기억때문에 기왕 넘어진김에 쉬어간다고
하드디스크 증설과 서버 프로그램 재설치를 했었다.

근데 막상 일을 벌려놓고 보니 손봐야할 곳이 한두군데가 아니다.
당분간 제사지내는 심정으로 이것저것 보완을 해야할 것같다.

처음 개인서버를 설치한 것은 90년도였던 것같다.
당시 386에다가 SCO 유닉스를 깔고 얼마나 즐거웠었는지 모른다.
날밤을 새워도 정복되지않고 마르지않는 끝없는 호기심의 발로...
당시 SCO 유닉스는 상용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본격적인 뭔가를 해보려면 많은 돈을 투자해야만 했다.
하지만 단순한 장난감에 그만한 자금을 투자할 여력도 없었기에 시들해지고 말았다.

몇년후 리눅스가 공개되고 나서는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조금만 노력하면 비용은 거의 들지않고 서버를 운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혼자서 서버 가지고 놀때가 좋았었다.
뭔가 생각대로 잘 되지않으면 하드 포맷하고 다시 깔으면 됐으니까...
하루밤새 수십번도 넘게 지우고 깔기를 반복했던 적도 수없이 많았다.

하지만 서버에 별것도 아닐 것같았던 홈페이지 몇개를 설치하고서는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기존의 데이터때문에 함부로 지우고 설치할 수 가 없어졌으니까...
운영중에 몇가지 문제가 발견되어도 함부로 건드리지를 못하다 보니
계획만 세우고 벼르고 벼르다가 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요즘 인터넷이 대중화되다보니 해킹을 당하지않은 서버가 없을 정도로 많은 해킹들이 시도되고 있다.
문제는 해킹을 당해도 당했는지 조차도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지난 6월 20일 서버가 다운되고 무심코 복구했지만
복구하고 한참 후에야 해킹의 흔적들을 발견했다.

한번 해킹당한 서버는 전문가에게 의뢰하지않는한 개인서버들은 시스템을 다시 설치하는 것이 정설이다.
하지만 데이터 백업하고 시스템 설치하고 기왕 가지고 있는 몇가지 문제점까지 해결하려면 작업이 커진다.
미루고 미루다 결국 어제의 일을 당하고 말았다.

자의든 타의든 업그레이드는 필수적인 것같다.
서버를 업그레이드 할때마다 바뀌어가는 세상의 단편을 읽을 수있어 좋다.
새로운 프로그램, 새로운 기능들이 여러가지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넘어진 김에 쉬어가고 엎어진 김에 제사지낸다고
하드를 증설하고 시스템을 재설치했지만 서버를 새로 장만하는 것보다 더 복잡하고 골치아프다.
처음 시작은 그저 장난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돌아설 수 없는 상황이니...
당분간 큰 걱정없을 만큼 셋팅을 했으니 그것으로 만족해야할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