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흔들의자가 있고
화려한 가구,
응접실에 벽난로가
있는 집.
사랑하는 손주들 웃음소리와
뚝뚝해도 정 많은 사내들이 있어
그녀는 고음으로 노래하는 종달새처럼
언제나 고개를 쳐들고 다니며
상냥한 웃음을 만든다.
정원엔 철따라 옷을 갈아입는 나무들이
갈색 카펫을 만들어 놓고
호랑가시는 눈웃음 꽃 피워
온갖 새들 지정구대고 함박웃음 가득한데
우리 집 소나무는 제 집 안방에 오동나무 앉혀 놓아
시비랄 것도 없지만
나는 공연히 심사가 좋지 않다.
우리집 할배가
쌀을 두 섬이나 담았다던 항아리엔
오랫동안 빗물만 가득 담겨
청설모가 오르락내리락 물을 먹기 시작한다.
백조도 아닌 것이 허공중에 날며 놀더니
작두콩 한 꼬투리 겨우 남아
아직 익을 생각도 않는데
담쟁이, 마을 소문 퍼 나르면
만년청은 눈 속에 붉은 열매로
한해, 마지막 눈(目)길 기다리겠지.
사진설명
*눈 속에 핀 만년청
작두콩
백조도 아닌 것이 허공중에 노니는 것이 눈(雪)이던가..
여기서는 눈을 쉽게 볼 수가 없습니다만 지난주에
비가 내리고 난 다음 날 멀리 높은 산에 눈이 내렸더군요
아주 아름다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