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인기검색어 ▶
조개나물, 귀리, 잔털제비꽃, 흰들제비꽃, 물푸레나무, 올벚나무, 이팝나무, 고사리, 산철쭉, 단풍나무, 반디지치, 새우난초, 옥녀꽃대, 진달래,
  • 자생식물목록 : 5,603종
       213과 1,244속
  • 도감 사진 : 총 92,333건
        등록사진 : 8,075건
  • 개인도감 : 220명
        67,662건
  • 미등록종원예종 : 984종
  • 지역도감 : 3,881건
  • 갤러리사진 : 4,952건
  • 테마갤러리 : 1,748건
  • 질문과답변 : 33,307건
마이블로그
2007.02.07 11:15

선자령의 바람은 장난이 아니었다

조회 수 2443 추천 수 0 댓글 1
              
      
          
바람아 바람아~


올 겨울은 날씨가 춥지  않더니 요 며칠동안 동장군이 세력을 뽐내고 있다
마지막 가는 길 아쉬움에 한바탕 바람을 일으키고 가는가보다.
오늘 오후부터 날씨가 풀린다는 소식은 배낭 꾸리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었다.

선자령은  누구나 쉽게 다녀올 수 있는 코스라 맘에 준비는 커녕 너무 쉽게
간식도 과일 몇개하고  떡 한덩이 달랑 준비하고 떠났 던 선자령길.

아침 10시 30분에  (구) 대관령휴계소에 차가 도착하니 바람이 예사롭지가 않다.
선자령은 해발 1,157m로 높지만 대관령휴게소가 840m로 정상과의 표고차 317m를 긴 능선을 통해 산행하게 되므로  힘든 산행은 아닌듯 한데 모두 무장강도 모습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 모습이 이해가 안 되었다.  

시멘트 도로를 따라 30분 정도 걷는 길엔 눈이 많지 않아서 앞 뒤에서 들려오는
아이젠과 시멘트바닥에 쇠 부딪히는 소리가 자꾸 귀에 거슬린다.

등산로 초입에서는 미쳐 아이젠과 스패치를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서 두사람이
떨면서 팔고 있었고 나 또한 스패치도  준비하지 않은 채  산행을 시작했다.

며칠전에 이곳은 눈이 제법 많이 온 듯 산행 초입부터 눈이 많이 쌓여 있었고
찬 바람과 함께  눈이 꽁꽁 얼어서 눈 밟는 소리가 사각 사각 산자락에 낮게 깔린다.

조금 지나니 기상관측소가 있고 멀리 멀리 보일 듯 말 듯 하얀풍차 모습을 한
바람개비가 돌아가고 있다 .  이국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사진을 찍기에는 뒤에 오는 사람들에게 방해가 될 듯하여 그렇다고 옆으로
비켜 서려니 눈이 많이 쌓여서 용감하게 눈속에 들어설 수 없었다.

그 멋진 모습을   그나마 조금이라도 편하게 전망을 할 수 있었던 유일한
시간이었음을 나중에서야 깨닫게 되었다.

새봉에 도착하니 전망대가 있고  바람이 장난이 아니었다.
기념사진 한방 팍~ 찍고 부지런히 발길을 돌리기 시작했고  앞에서 오는 사람들
모습을 보면서 나무에는 눈꽃이 없는데 사람들 몸에는 눈꽃이 잔뜩 피어 있는것을
요상하게 생각했던 나에게 곧이어 풀리지 않던 숙제를 하나 하나 풀어주고
있었다.

아직까지 올라오면서 맞었던 바람은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사람을 날려 보낼 듯한 바람이 왼쪽에서 불어오기 시작하는데
"시베리아 바람이 이보다 더 강하단 말인가!!!"
"누가 소백산 비로봉 바람이 제일로 쎄다 했던가!!!"
'여름에 태풍이 불어도 이보다는 약하리라 '

내가 아는 '소백산 바람도 이보다는 못하리라'
모두 모두 술 취한 사람처럼 몸을 가누지 못한 채 바람과 싸우면서
한 발자욱씩 앞을 향해 걷는 모습을 보면서 마냥 부러움이 앞선다.
아예 두사람씩 짝을 지어 걸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누구한테 잡아 달라고 부탁을 한단 말인가~?

"바람아 바람에 제발 멈추어 다오~~"
바람은 다행이 몹시 차지는 않았지만 왼쪽 귀의 고막이  터질 것 같은 바람 때문에
손으로 귀를 가린 채 바람하고 싸우면서 걸어야 만 하는 길고 긴 시간의 연속

그나마 모자가 날아가는 통에 그것 잡으러 갔다가 도저히 못 나와서 헤메던
짧은 시간에 " 내가 살아서 여기서 나갈 수 있을까~" 했을 정도다.

"전망이 좋다던 선자령" 누가 그런말을 했단 말인가~?
'아무것도 안 보인다!!..'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다!!! '
오로지' 이 바람에서 안 날라가고 정상까지 갈 수 있을 까!!!? '
하는 생각만이 꼬리를 문다.

정상 부근에 와서 바로 코 앞에 있는 아주 커다란 바람개비 만 보았을 뿐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다.
날씨는 잔뜩 흐려 있었고 온산이 눈가루에 덮혀 있었고
아마도 눈꽃을 못 만든 이유는 바람에 눈꽃이 붙어있지 못했으리라 예측해본다.

2km 넘는 그 긴 능선길을 그렇게 바람과 싸우면서 달려 온 길~
정상에 선자령 표지석이 멋지게 서 있었지만 도저히 서 있을 수  없기에
사진 찍는다는것은 생각도 못했고  흔들리는 몸으로 요행을 바라며
표지석 하나 찍고는 내려왔던  선자령 정상..

정상에서 바로 내려서니 그렇게 불던 바람은 정상의 작은 봉우리에 가렸다는 이유로
마치 다른 세상에 있는 듯 하였다.

우리는  " 날라가지 않고 이렇게 살아있는 기념으로 커피 한잔 하자고 "
서로를 자축하면서 그 맛있는 커피 한잔 하였다

여러번 선자령을 다녀봤지만 " 이렇게 쎈 바람은 처음이라는" 어떤 분의
말씀에 나는 오늘 그 무섭고 호된 바람을 맞은 것이다.

내 속에 있는 모든것을 세찬바람으로 비우고
멋진 설경으로 채움을 한 오늘 하루~

초막교 까지 내려 오는데 꼴랑 2.7km 밖에 안되는 길을 몇번이나 엉덩방아를 찧고~
내려오는길은 꽤나 가파른 길로 접어 든다. 올라갈 때 모습하곤 전혀 다른 모습~
계곡이라 바람에 눈이 날려 쌓여서 많이 쌓인곳은 1미터 이상 쌓여 있었다.

나는 그곳에서 이미 소녀로 돌아갔었다.
엉덩이에 비료푸대는 없었지만 그냥 앉으니 그 자체가 눈 썰매였다.
시린 엉덩이는 내 몫이 아니었고 마냥 신나게 타고 내려오는 눈썰매`

내 바로앞에 있는 꼬맹이하고 나는 분명 같은 동급이었을게다.
딸랑 둘이서만 신나게 타고 내려왔으니~~ㅎㅎ

그리 신나게 타는  모습을 보면서 타고 싶은 생각이 안 드신것을 보면
아마도 뒤에 오는 사람들은 분명 양반님네들 !!! 이었을게다~ㅋ

신이났다~
불과 얼마전에 있는 힘 다해 내몸 하나만을 보호하 던 내모습은 없고
마냥 어린시절의 모습으로 돌아가 있는 내 모습~

초막교에 내려와 우린 황태국를 맛있게 먹고~
바람과의 전쟁은 끝이 났다~

비움과 채움의 혹독한 체험^^

2007년 2월 3일 선자령을 산행하신분들은
세상 모든것과 싸워서도 이길 수 있으리라 믿어봅니다.

지금 그 바람이 그리워 지는것은 무슨 이유일까~..?











  • ?
    필릴리 2007.02.21 15:28
    바람에 날리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군요 추운데 왜 거셨어요 ㅎㅎㅎㅎ ㅋㅋㅋ

  1. No Image

    비가오는날 운무로 가득했던 황매산 (07.5.12 )

    다녀온날 : 07. 5. 12. 코스 : 장박리-너백이쉼터-황매산정상-철쭉제단-모산재-무지개터- 모산재주차장 (5시간) 비가 온다는 소식에 한참을 망설이다가 나선 황매산 산행길. 오월을 흔히 계절의 여왕. 꽃들의 잔치. 사랑이 넘치는 계절.신록의 계절, 가정의 달...
    Date2007.05.15 Category마이블로그 By세임 Views2884
    Read More
  2. No Image

    여고동창 부산여행 (졸업 30주년 기념.05.12.4~5)

    하루 하루 너무 빠르고 분주하다. 모두가 나처럼 이렇게 느낄까~~?~` 마음만 아니라 몸도 왜 그리 바쁜지 24시간이 하루가~`분명 맞을진데 나에게 주어진 시간만이 짧은것 같은 생각은 내가 하루 시간을 잘못 사용하고 있는것은 아닐런지`~ 아침에 하루를 특별...
    Date2007.05.08 Category마이블로그 By세임 Views3483
    Read More
  3. 사패산.도봉산.북한산 종주길.(07.4.14)

    밤 늦게까지 행선지를 정하지 못한 채 저울질 해 본다. '마이산으로 갈까? ' 아니면 '사패산 .도봉산.북한산 종주길로 갈까?`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가끔 몸이 몇 개였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제한된 시간 안에서 여러 곳을 보고 싶은 욕망 일까? 각각의 빛...
    Date2007.04.19 Category마이블로그 By세임 Views3430
    Read More
  4. 속리산은 요술쟁이..

    다녀온날 : 07. 3 . 17 날씨: 약간의 비와 눈. . 다녀온코스 : 장암리(화북) 매표소 - 쉴바위 -문장대- 신선대-입석대-천황봉-세심정-법주사 도심에는 봄이오려나 여기저기 새싹이 돋아나고 있었다. 속리산을 향해 달려가는 들판에는 새파랗게 보리싹이 제법 ...
    Date2007.03.21 Category마이블로그 By세임 Views1644
    Read More
  5. 봄이 왔는데... 설원속의 함백산..07.2.24

    코 스 : 만항재-함백산(1,573m)-중함백산(1,505m)- 제3쉼터(전망대)-제2쉼터-정암사 봄을 알리는지 날이 따스하다. 한번도 안 가보았던 미지에 대한 설레임에 서둘러 발길을 재촉했다. 버스는 많이 많이 고도를 높이며 올라가는 듯하였고 함백산 가는 이정표가...
    Date2007.02.28 Category마이블로그 By세임 Views2600
    Read More
  6. No Image

    선자령의 바람은 장난이 아니었다

    바람아 바람아~ 올 겨울은 날씨가 춥지 않더니 요 며칠동안 동장군이 세력을 뽐내고 있다 마지막 가는 길 아쉬움에 한바탕 바람을 일으키고 가는가보다. 오늘 오후부터 날씨가 풀린다는 소식은 배낭 꾸리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었다. 선자령은 누구나 쉽게 ...
    Date2007.02.07 Category마이블로그 By세임 Views2443
    Read More
  7. No Image

    무의도 국사봉과 호룡곡산을 다녀와서..(07.1.27)

    요새 며칠동안 눈이 많이 온다는 뉴스의 예보가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맘을 이미 설레게 해 놓아버렸다. 눈이 많이 오면 산에서 보는 눈꽃의 모습을 이미 알고 있는터라 나도 또한 맘속으로 많은 기대를 했는데 하늘을 아무리 올려보아도 눈이 내릴듯한 모양...
    Date2007.01.29 Category마이블로그 By세임 Views3183
    Read More
  8. No Image

    엄마 등은 내꼬야..

    그대만을 위하여 내가 어렸을 때 엄마는 칠남매의 목욕을 집에서 시켜주셨습니다. 아이들 추울지라 아궁이에 군불을 지피며 부엌 한 가운데서 그 추운겨울에도 문틈으로 들어오는 바람맞으며 한 아이씩 돌아가며 몇 시간에 걸쳐서 목욕을 시켜주셨습니다. 엄살...
    Date2007.01.29 Category마이블로그 By세임 Views2803
    Read More
  9. No Image

    단풍이 몹시 곱던 치악산 종주길의 하루..

    산행일자: 06년 10월 21일(당일산행) ■ 산행코스 :치악산 종주길( 단풍산행 ) 성남리 -상원사 -남대봉 -향로봉 -비로봉 -구룡사 ( 약 21km ) ■ 산행시간: 8시간 30분(10:00-18:30) 가을이 시작한지 벌써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올해 마지막 단풍구경도 할 맘으...
    Date2006.12.01 Category마이블로그 By세임 Views3239
    Read More
  10. 여름을 시원하게 했던 지리산 종주길~

    지리산 종주산행(1무 1박 3일, 성삼재에서 중산리까지) 산행일 : 2006년8월 4일(금)부터 8월 6일(일)까지 총 산행거리 33.4km 총 산행시간 21시간 30분 산행 1일차 : (8월 5일) 총 22.9km 11시간 소요(5일새벽 4시30분~오후3시30분) 성삼재-노고단대피소 2.5km...
    Date2006.10.18 Category마이블로그 By세임 Views3634
    Read More
계속 검색
Board Pagination Prev 1 2 3 Next
/ 3

Guest

로그인